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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대부흥 100주년 대회 감동설교 옥한흠 목사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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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상암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사랑의교회 원로 옥한흠(69) 목사는 현장에 참석한 10만여 성도들과 케이블 TV를 통해 방송을 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을 명설교를 했다. 대회가 끝난 뒤 많은 사람들이 옥 목사의 설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는 “옥 목사님의 설교대로 한국교회가 실천하면 부흥이 일어납니다. 그분 말씀대로 하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한국대학생선교회 대표 박성민 목사는 “옥 목사님의 설교 때문에 이번 대회의 참 의미가 드러날 수 있었다. 폐부를 찌르는 명설교였다”고 언급했다.
물론 옥 목사가 성령 100주년을 기념하는 설교에서 미래에 대한 밝은 청사진을 이야기해 줘야 하지 않았나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현실은 밝은 미래만을 이야기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먼저 철저한 회개와 각성이 필요하다는 데 이론을 제기하기 어렵다.
옥 목사는 요한계시록의 사데교회를 본문으로 한 설교에서 “한국교회는 겉으로 보기에는 자랑거리가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목사의 신뢰도는 하위권”이라면서 “무종교자에게 가장 인기없는 것이 기독교이고 기독교인들은 이중인격자로 불리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회개를 촉구했다. 그는 “저 역시 신자들이 듣기 좋아하는 믿음만 이야기하며 입만 살아 있는 교회를 만들었다”고 회개했다. 중간중간에 격한 감정으로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설교를 마치고 언급했던 첫 마디 역시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주여, 이놈이 죄인입니다.” 옥 목사는 “제가 입만 살고 행위는 죽은 교회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주여, 저희를 불쌍히 여기고 성령을 부어주옵소서. 한국교회를 깨끗하게 하여 주옵소서. 한국교회를 살려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잔치는 끝났다. 한국교회는 이제 행사보다는 진정한 부흥을 위한 길을 떠나야 한다. 11일 서울 국제제자훈련원 사무실에서 만난 옥 목사는 한국교회는 이제 거룩함과 성결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외관상 성공적인 대회로 보입니다. 집회에 대한 평가를 해주시죠.
“먼저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어 집회를 준비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한국교회 내에서 보수와 진보가 교파와 신학적 차이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어 대형 집회를 치러본 적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빌리 그레이엄 집회 등은 기관이 중심이 되어 준비했고 한국교회는 보조적인 역할을 했었습니다. 분열하고 서로 다퉜던 한국교회의 각 교단과 교파가 연합을 했다는 점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회가 된 것 같습니다.”
-이구동성으로 설교가 감동적이었다고 말합니다. “한국교회의 부흥은 죄업을 놓고 가슴치는 목회자의 회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라는 목사님의 말씀에 모두가 동감한 것 같습니다.
“사실 나이들고 병든 저에게 이 중요한 대회의 설교를 맡기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심끝에 승낙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을 8년간 맡으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교회일치 작업이었습니다. 그동안 한국교회 일치를 위해서 씨름했는데 이번에 연합집회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마침 제게 설교부탁이 들어와서 ‘하나님의 뜻이구나’라는 확신을 하게됐고 결국 수락했습니다.
-성령 10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의 자리에서 목사님이 선택한 설교 본문과 내용이 너무 무겁지 않았는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설교를 준비하는 데 고민이 많았습니다. 사데교회를 주제로 한 내용은 설교 수락을 한 뒤 제일 처음 마음속에 들어온 본문이었습니다. 축제와 같은 집회에서 너무 어울리지 않는 말씀 같았습니다. 강단 위에 오르는 순간까지 진통을 했습니다. 두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먼저 내 의견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이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성령이 청중들의 마음을 움직여 제 입에서 나오는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절 하나하나를 놓고 신경을 썼습니다. 저로서는 하느라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하나님 손에 있는 것이겠지요.”
-목사님은 설교에서 교회의 거룩함을 가장 강조하셨습니다. 한국교회의 현실이 거룩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닌데요.
“100년전 이 땅에 부흥이 올 때, 하나님께서는 제일 먼저 교회가 거룩함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지금과 비교해보면 당시의 교회는 훨씬 거룩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믿음의 선조들이 회개하고 거룩함을 위해 통곡했던 것을 볼 때 하나님이 자신의 교회의 거룩함을 얼마나 중요시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그 때와 비교해서 엄청난 성장을 했습니다. 영향력도 커졌습니다. 그러나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 한국교회를 바라보면 참으로 통탄스러운 점들이 많습니다. 목회자나 성도나 모두 눈 감고 기도할 때는 회개하지만, 눈을 뜨면 세상 유혹을 좇아 살며 자기 밥그릇을 위해 싸웁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한국교회를 보시고 원하시는 것은 교회성장이 아닙니다. 거룩함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들이 제가 사데교회를 본문으로 택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부흥이 무엇입니까. 부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는 두 날개 부흥을 꿈꿔야 합니다. 한 쪽은 대각성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성장입니다. 회개를 통해 교회가 거룩함을 회복하고 치유되면 성장은 그 결과로 자연스레 찾아옵니다. 이 부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목회자들이 회개하고 바로 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설교때도 밝혔지만 교인들에게 ‘행함이 없는 믿음은 거짓 믿음이다’하면 사람들의 얼굴이 싸늘해집니다. 그래서 목사들은 회개나 반성보다는 듣기 좋고 부드러운 말을 골라하게 됩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저도 모르게 복음을 변질시켜 왔던 것이지요. 결국 한국교회의 부흥은 죄업을 놓고 가슴치는 목회자의 회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저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 옥 목사 근황은…
"목회는 나의 본업입니다. 본업을 내려놓은 뒤 심각한 심리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세월과 함께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옥한흠 목사는 2003년 9월 오정현 목사에게 담임 목사직을 넘기고 은퇴했다. 그의 '조기 은퇴'는 교회를 위한 아름다운 퇴장이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 허전함으로 심적 고통은 컸었다고 토로했다. "제가 개척한 사랑의교회입니다. 본업을 손에서 놓으니 허전함이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허전함이나 심적 갈등이 없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산란해졌습니다. 이렇게 한가한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열심히 일을 해야겠지요."
그는 "목회란 주님이 피값을 내고 사신 양떼(성도)들을 책임지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목양(牧羊)이야말로 목회자의 본업이라는 것이 옥 목사의 설명이었다. 옥 목사는 사랑의교회가 끊임없이 주님이 원하는 교회로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도자는 항상 '주님이 원하는 목회와 교회란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후면 아날로그 목회 시대는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디지털 목회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그 때도 새로운 환경속에서 주님이 원하시는 목회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1년 전 옥 목사는 폐암 1기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3개월마다 한번 정기 검진을 받는다. "담담했어요. 내 나이 정도 되면 떠날 생각 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1년에 네번 제자훈련 세미나를 인도합니다. 국제제자훈련원 사역을 마지막 일로 알고 최선을 다해 수행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태형 기자·기독교연구소장 thlee@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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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일보/ 2007.0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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