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원로목사인 저자의 두번째 수상집이다. 자신이 촬영한 풍경의 출처나 감상을 밝힌 적이 없었던 저자가 이번 책에서는 그간 심혈을 기울여 찍은 사진과 그 사진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아름다운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번민하고 안타까워한 이야기와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애썼던 이야기들을 담았다. 그리고 한 노 목사가 뷰파인더 안에 자연을 담으면서 누린 영혼의 행복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애틋한 부부애를 먼저 이야기한다. 젊어선 너무 바쁘다가 나이 들어 병들고 난 후에야 사진을 핑계로 산과 들을 밤낮 쏘다니며 붙어 지내다 어느새 둘이 한 몸이 되어 버렸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그는 부부가 함께하는 행복을 가르쳐 준 것은 “결혼이 아니라 카메라였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그리고 저자는 인생의 석양빛 아래서 사람은 변하지만 여전히 변치 않고 남아 있는 사진 속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오랜 세월이 가르쳐준 지혜로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함께 사진을 들고 앉아 인생의 슬픔과 고통도 털어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의 곳곳에 수놓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아마추어가 주는 즐거움을 담아 정겨움을 보여주고 있다. 책에 실린 사진이든, 남들 앞에 내놓을 수 없는 사진이든, 카메라가 없었다면 인생에서 놓치고 말았을 행복이 많았다고 적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사진들에는 프로가 전하기 어려운 색다른 작품성을 느낄 수 있다.
책의 사진들은 우리가 마음을 비우고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보면 하나님의 세상을 사랑하심과 인자하심을 물씬 느끼게 하는 아름다움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책에서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은 노 목회자의 겸손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볼 때마다 한번 더 가서 제대로 찍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는 사진들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저 셔터를 누르면 사진이 되는 줄 알았고, 잘 안 나오면 카메라가 나빠서 그런 줄로만 알던 시절도 있었다고 밝힌다. 지금도 재미없는 회색빛 하늘을 파란 하늘로 바꾸고, 산들의 컬러를 한층 높은 질감으로 표현하고, 구름을 멋지게 나오도록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들을 완성된 작품인 것처럼 내놓은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다. 저자의 이런 마음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저자가 밝히는 한 대목이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한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면 이런 사진도 하찮은 것이 되고 말겠지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때에는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한 분만으로 우리 모두가 영원히 만족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거기에 무슨 카메라가 필요하겠어요.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