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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일군 사랑의교회 바통터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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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제일은 ‘사랑’이라.
25년전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에 개척교회 ‘사랑의교회’를 세운 옥한흠 목사(65)가 오
는 21일 마지막 설교를 끝으로 은퇴한다.
그동안 사랑의교회를 통해 세례교인 1만2천명을 포함해 4만여명의 신도를 이룬 옥목사였다.
그런 그가 정년보다 5년 일찍 은퇴하며 ‘새로운 피’를 후임목사로 선임하면서 교계의 화제와 신망
을 동시에 모았다. 대형 교회 목사들이 세습과 파행운영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지탄을 받아온
가운데 교회의 참모습을 세우고 귀감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옥목사는 자신의 은퇴를 너무 미화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교회마다 상황이 다릅니다.
사랑의교회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 됐기 때문에 후임목사를 5년 일찍 정한 것뿐입니다.
한국교회 목회자와 평신도들의 의식이 진취적으로 변하는 만큼 교회가 젊어지려면 새로운 목회자들
이 대를 이어야 합니다.”
목회철학 같은 사제지간
옥목사는 조기 은퇴후 지방과 해외에서 지난 20여년간 주도해온 제자훈련과 선교활동을 계속할 작정
이다. 지난 9월 은퇴발표와 함께 후임으로 오정현 목사(47)를 선임한 배경을 살펴보면 옥목사의
은퇴가 이미 오래전에 예정된 일임을 알 수 있다. 옥목사는 3년 전부터 교인들에게 새로운
담임목사 영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알려왔던 터. 여러 명의 목사를 눈여겨보다 4년 전 미국 남가
주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인 오정현 목사에게 한국행을 권유했던 것이다. 오목사를 의중에 둔 이유는
그동안 알고 지낸 인연보다는 목회철학이 같았기 때문이다.
오목사는 남가주에서 자신이 개척한 교회이름을 ‘사랑의교회’로 지을 만큼 옥목사를 흠모해왔기
에 원로목사의 부름에 선선히 응했다. 지난 8월31일
사랑의교회 제2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오정현 목사는 9월3일부터 40일 동안 이어진 ‘특별새벽기도
회’(특새)로 교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담임목사로서의
카리스마를 검증받았다. 오전 4시50분부터 시작되는 기도회에 새벽 3시부터 사람이 몰렸는데,
연일 5,000명 이상이 참석했고 마지막날에는 8,700여명이 교회를 꽉 채우는 등 교회사의 이변을
기록했다.
옥목사는 “하나님께서 오목사를 통해 서울 강남 일대의 타락한 모습을 지우고 싶으셨던 것”이라면
서 “오목사는 감성적이고 역동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반면 나는 이성적인 믿음과 조용하게 실천하
는 사랑을 강조해왔기에 최상의 조화를 이룬 셈”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옥목사는 서울 강남이 거듭나기를 바란다면서 교회의 거듭남도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세속적인 가치
관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현실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우리나라 기독교는 너무 부자가 되어 버렸
습니다. 부자가 나쁜 것은 아니죠. 만약 목사가 가난하다면 목사되려고 신학교에 입학할 사람이
몇명이나 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의 경우 부의 축적이 너무 순식간에 이뤄졌기 때문에 바탕이 허약
합니다. 유럽의 경우 세월을 두고 대를 이어 부의 역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사회·정치적으로도 흔들
림이 없고 교회적으로도 굳건한 것이지요.”
옥목사의 반성은 계속됐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 기독교가 할 일이 많았음에도 그때마다 기독교
인들이 처신을 잘못해 나라가 잘못된 길로 간 것입니다. 해방공간에도 사회지도층에 기독교 신자가
많았는데, 나서질 않았지요. 현재도 국회의원의 30%가 기독교 신자이지만 지금 우리나라가 어떻습니
까. 나라는 나라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젠 정말 우리 목회자
를 비롯해서 기독교인이 나설 때입니다.”
이를 위해 사랑의교회가 전개키로 한 운동이 7·4운동. 사회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 아침 7시에 출근
하고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캠페인을 벌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후임인 오정현 목사는 “밤늦은
술자리를 없애 술집으로 흘러가는 검은돈을 차단, 사회부패의 고리를 끊는 운동”이라면서
“이 운동이 정착되면 차떼기로 수백억원을 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목사는 한국교회가 몇가지 반성해야 할 점은 있지만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회 전망은 밝아
우리나라 기독교는 고작 100년만에 1천만 신도를 이루는 저력을 보였고, 현재 해외 한인교회만도 미
국 3,000개, 유럽 150개, 호주 300개 등 4,000여개에 이르는 등 한국 기독교의 힘은 날로 성장했다
는 것.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곤 불가능한 일입니다. 기독교가 사랑과 구원의 종교인 만큼 제 몫을 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제안한 교도소운영안을 받아들인건 기독교가 유일하지요. 외국의 경우 일반교도
소 재범률은 60%인데 기독교단체가 운영하는 교도소 출신은 재범률이 4~5%로 현저히 낮다고
합니다. 우리도 아가페교도소를 운영하게 되면 그럴 것입니다.”
2004년 4월11일에 열리는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설교자로 뽑힌 옥한흠 목사는 성탄 메시지로 마
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구원하기 위해 사람의 옷을 입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를 믿으면 구원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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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2003.1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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