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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은혜로 달려온 세월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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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은혜로 달려온 세월이었습니다” 
개척부터 지금까지 사랑의교회라는 제자훈련 현장을 통해 교회성장과 성숙의 가능성을 직접 보여 주
었고, 1990년대 이후 교회갱신목회자협의회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활동을 통해 평신도를 깨우고 한국 교회 연합운동의 물꼬를 튼 옥한흠 목사가 조기은퇴를 한다. 그
러나 은퇴가 아니라 제자훈련 프로그램으로 세계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더 넓은 목회를 계획하는, 제자훈련의 대명사 옥한흠 목사는 한국교회사에 분
명 한 획을 그었다.
“은혜로 걸어온 25년을 생각하며, 교회를 은퇴하는 지금 나는 너무 행복하다”는 말로 담임목사직
을 마감하는 옥 목사를 사랑의교회에서 만났다.
▲옥한흠 목사님 반갑습니다. 사랑의교회를 개척하고 25년 동안 사역했던 사랑의교회에서 은퇴하시
면서 느끼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옥한흠 목사=솔직히 말해 굉장히 행복합니다. 은혜로 달려온 25년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일하
던 동역자 가운데는 여러가지 이유로 도중하차한
분들도 참 많은데, 이렇게 은퇴를 생각할 나이까지 목회를 할 수 있도록 지켜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
사합니다. 지금 사랑의교회는 목회 전반에 있어서
정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정현 목사를 후임자로 모신 후에 성도들의 표정이 달라졌습니
다. 더욱 활기차고 은혜에 넘치는 모습입니다.
교회가 이렇게 힘을 얻으니까 제가 미리 젊은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 준 것이 참 잘 한 일이라고 확
신하고 있습니다.
▲25년전 사랑의교회를 시작할 당시에 가지고 계셨던 목회 철학이 무엇이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옥 목사=평신도를 예수님의 제자로 훈련시켜 사역의 동역자로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로는 파라 처치(para-church)영향으로
기성교회의 청년부는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청년들이 교회로 오지않는 이유를 분석해서, 복음의
열정을 심어주는 사람키우는 작업의 중요성을 생각한겁니다.
그 상황에서 이런 생각이 대단한 모험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를 불쌍히 여기신 하나님
께서 잔이 넘치도록 은혜를 부어주셨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그동안 제자훈련과 한국교회 갱신운동 및 연합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셨습니
다. 이제 은퇴하면 그동안 추진해 오신 이런 사역들이
어떤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옥 목사=오히려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목회의 짐이 너
무 무거워서 제자훈련을 해 보려고 열심히 씨름하는
목회자들을 잘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큰 짐을 벗게 되어서 좀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서 제자훈련하는 목회자들을 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회갱신이나 교회 연합 운동은 제가 혼자 하는 일도 아니고 한번에 다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조금씩 열매를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주님이 허락하시는 기간 동안 미흡하지만, 제가 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 찾아
서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합니다.
▲은퇴 후 계속 하실 제자훈련 사역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옥 목사=내년 2월이면 국제제자훈련원 센터가 완공이 됩니다. 그러면 30여 명의 스텝들과 함께 보
다 구체적인 사역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정기적인
세미나를 마치고 간 목회자들에게 꼭 필요한 후속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키게 될 것입니다. 한국 교
회만 아니고 이미 제자훈련 사역이 힘 있게 펼쳐지고
있는 이민교회와 일본 교회는 물론, 벌써부터 여러 가지 요구를 하고 있는 중국 교회와 선교 현장에
까지 손을 뻗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리라고
봅니다.
▲얼마 전에는 제자훈련 수료생이 1만 명을 돌파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
는데도 이처럼 목회자들의 관심이 식지 않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옥 목사=제자훈련은 바울의 말을 빌리면, 평신도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고자
하는 목회의 본질입니다. 본질을 붙드는 곳에는
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생명이 있습니다. 10여년 전만 해도 제자훈련 목회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목회가 과연 성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랑의교회로 와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만 해
도 지금은 제자훈련을 통해서 교회 체질이 건강해지고,
건강하니까 또 성장하고, 그래서 목회자들이 행복하게 교회를 섬기고 있는 현장이 수백 곳이 됩니
다. 그들을 보고 많은 목회자들이 엄청난 도전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미나를 받으려고 달려 오는 것입니다. 요즘 회기마다 400명이 정원인데,
모집하는 당일, 한 두시간이면 정원이 모두
차 버립니다. 대단한 열기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이런 현상을 보면서 주님께서 아직도 한국 교회를
사랑하고 계신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생명을
걸어야 될 목회의 본질이 이것 말고 또 있을까요?
▲요즘 사랑의교회에 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목사님은 이
런 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옥 목사=대단히 부담스러운 현상입니다. 지상교회는 절대로 완전하지 못합니다. 우리 교회도 드러나
지 않고 있는 여러 가지 약점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인의 주목을 받는 데는 약점보다 강점들이 더 부각 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예를 들어 제자훈련을 선도하는 교회로,
장로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모범을 보이는 교회로, 훈련된 평신도 지도자들이 많은 교회로, 젊은이
들이 기대를 걸고 달려오는 교회로, 25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교회로, 그리고 담임 목사의 조기 은퇴와 환상적인 리더
십 교체가 성공한 교회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가 클수록 두려움이 앞선다는 것이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교회 갱신을 위해 그 동안 많이 애쓰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옥 목사=저는 한국 교회가 빠른 속도로 세속화 되어 가고 있다고 봅니다. 교역자들의 윤리 의식이
일반 사회 지도자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심이
생길 때가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누가 보아도 위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교회가 어떤 모양으로든
지 갱신이 되지 아니하면 소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믿는 구석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회의 80%는 아직도 건전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나머
지 20%에 해당하는 교회의 지도자들이 교회의
이미지를 병들게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80%에 해당하는 교회가 문제 의식을 갖고 결집하고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다들 내 교회만 잘 하면 된다고 하는 폐쇄적인 사고 방식을 바꾸어 한
국 교회 전체를 바라보면서 힘을 합하면 갱신의
역사가 일어나리라고 믿습니다.
▲우리 교단 총회를 생각하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면 해 주십시오.
옥 목사=주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가장 중요한 일은 양떼를 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목회를 최우
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목회를
옆으로 밀쳐놓고 다른 일에 정신을 쏟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교단 정치에만 몰입하
고 있는 모든 분들이 목회의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총회장직을 무슨 큰 권한처럼 생각하는 명예욕이 있다면 가장 우선 순위로 버려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로교의 원 정신은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총회장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총회를 사회하는 의장으로서의 역할이었습니다. 하루
빨리 교권을 장악하기 위해 소모전을 펼치는 풍토가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성령의 탄식을 우리 모두가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한목협 역시 한국 기독교의 연합과 교류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교단 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옥 목사=교단장 협의회의 중재 아래 한기총과 교회협이 그동안 머리를 맞대며 많은 논의를 해 왔습
니다. 이제 합의서를 만드는 자리까지 진전이
되고 있습니다. 놀라운 변화이자 발전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총론에서는 한 마음이지만, 각
론에 들어가면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노력하면 1,2년 후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랜시간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앞으로 목회 상황은 어떻게 변하게 될
지, 한국 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옥 목사=지금 20, 30대들이 사회의 중심세력이 되면 교회를 향한 생각이 어디까지 부정적으로 변할
지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교회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너무나 부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배 전체가 기울어지는 마당에 자기가 머무는 선
실만 잘 꾸며서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유구한
역사와 훌륭한 인물을 많이 배출한 영국 교회가 갑자기 망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들을 주목하
면서 경고를 받아야 합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요? 성경을 들고 마음을 비우고 회개하면 성령께서 들려 주시는 음성이 있습니다. 그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귀를 막지 말고 들어야 합니다.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리면 거기에 길이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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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신문/ 2003.1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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