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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한흠 목사에게 한국교회 2004년을 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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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한흠 목사는 사랑의교회를 개척하여 21세기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로 성장시켰으며,
2003년 12월 21일 25년의 사역을 접고 65세라는
나이로 조기 은퇴,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적지않은 감동을 주었다.
 최정기
부장: 목사님의 조기은퇴가 아쉽긴 하지만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
다. 소감을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옥한흠 목사: 소감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참 행복하죠. 누가 저한테 물어도 저는 항상 똑같은 대 답을 해요. 행복하다고. 행복한 이유는 여러
가지죠. 우선 이 나이되도록 사역을 할 수 있었다는 게 하나님께 감사하죠. 사랑의교회가 지금 25 년 되었는데 지금이 아마 가장 최정점인 거
같아요. 최고정점에 와 있을 때 기쁘게 떠날 수 있다는 거 이거 얼마나 감사해요. 굉장히 행복한 일 이죠. 아직 60대 중반이니까 지금 떠남으로써
쫓기는 심정이 아니고 조금 여유를 갖죠. 아직 부빌 뒷마당이 좀 있다는 여유를 갖고 떠나니까 익사이팅 하죠. 이런저런 이유로 난 해피해요.
최: 아주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우리 사회나 교회도 약속을 지키기가 어려운 분위기가 돼버렸는데 그
런 면에서 목사님께서 약속을 지키셨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옥: 약속을 지키는 것은 목사로서는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일 텐데, 그것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슬픈 현실이죠.
최: 목사님의 목회사역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제자훈련 사역이 한국교 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은퇴하신 후에도 제자훈련 사역은 계속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옥: 내가 ‘평신도를 깨운다’는 책을 쓴지가 19년 됐네요. 그리고 그 책을 쓰고 나서 세미나를 시
작한 것이 17년 됐네요. 세미나 마치고
나간 분이 만 명 넘어가고, 책도 한 20만권 넘게 팔리고….
그렇지만, 세미나하고 나간다고 다 되는 거 아니잖아요. 팔로우업이 따라가야지. 사실 내가 가서 한
번 설교하면 도움 될 곳이 많잖아요. 그런데
제 짐이 너무 무거워서 그 많은 교회의 요청 중 5%정도 밖에 들어드리지 못했어요. 이제 교회 일을
놓으면 제자훈련에 힘쓰는 목회자들을 좀
깊이 격려하고 도우고 팔로우업 하는 데 치중하고 싶어요. 아마 그 일을 하는 것으로도 시간이 모자
라지 않을까 생각해요.
최: 한국교회 갱신이 화두가 되고 있고 또 그렇게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한국교회 갱신, 어떻게 가야할지 목사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요?
옥: 저야 뭐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자격이 없어요. 저 자신도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기 때 문에 남의 이야기 하듯 말하기 어렵죠.
최: 지금 한국교회가 힘든 상황인거 같아요. 옥 목사님께서는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옥: 예. 제가 영적으로 판단이 되기는 ‘이대로는 길게 못 갈 거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세상으
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면 전도의 문이 닫히고, 생산을 못하게 되거든요. 지금이 그런 시기예요.
영국의 경우 19, 20세기 신앙의 거장들이 살았을 때 은혜 받았던 세대가, 그 세대가 물러나고 나
자 하루아침에 비었잖아요. 이런 현상이
남의 일이 아니예요. 지금 우리가 이걸 진지 하게 안 받아들이면 어려워질 거 같아요. 이것을 감
지하고 교계 지도자들이 교단을 초월해서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만한 자정능력이 없다는 게 우리의 불행이죠.
교회사적으로도 여러 번 그런 모습을 보여주셨잖아요. 하나님은 교회가 자정능력을 상실했을 때,
그 상황은 폐기처분하시고, 새롭게 일으키셨잖아요.
이거는 어떻게 하나님께서 일을 하실지…. 하나님께서 우리나라 교회 불쌍히 여겨주셔서 비상개입
을 해주셔가지고 새로운 부흥의 불길을 일으켜주시길
바라는 거죠
 최:
목사님께서는 교갱협 활동과 한목협 활동으로 합동 교단과 한국교회 전체의 교회 갱신 운동을 주
도하고 계시고, 한목협과 교단장협을 통하여 한국교회연합운동에
일익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활동을 보면서 갱신운동과 연합운동이 같이 가는 것 같다는 느
낌을 받았습니다.
옥: 갱신운동과 연합운동은 두 개를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요인이지요. 한국교회가 사회적 공신 력을 잃은 최대의 요인이 분열에 있잖아요. 한국교회
가
사회적 수치를 극복하고, 필요할 때마다 사회에 광야의 선지자적 목소리를 내기 위해 서는 하나가 돼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숫자는 엄청나게 많으면
서
오합지졸에 불과할 뿐이잖아요. 분열을 극복해야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최: 새해에 바꾸어 보았으면 하는 것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일까요?
옥: 2004년 한 해에 어떻게 다 바꿉니까? 중병을 앓고 있는데, 옷 한 가지 바꿔 입는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한국교회 중병은 체질이
병든 거예요. 병든 체질을 건강한 체질로 바꾸려면 10년, 20년 긴 시간을 두고, 뼈를 깎는 고통 을 겪으며 병든 체질을 건강한 체질로 바꾸어가야
돼요.
최: 사랑의교회가 그때그때마다 시의적절하게 움직인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현재는 한 국교회가 무엇을 할 때라고 보십니까?
옥: 한목협의 캐치프레이즈가 세 가지 있어요. 영어로는 앞 글자를 따서 URD라고도 하지요. 바로 연합과 갱신과 나눔이죠. 이것을 계속해야
해요. 이것은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만둘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계속해서 해 나가야할 과제잖아요.
최: 평소에 품고 계신 생각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지도자론에 관한 생각입니다. ‘한국교회 지도자는 이래야 한다’라든가, ‘한국교회 지도자는
이런 덕목을 갖춰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으신지요?
옥: 지도자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것은 자기가 설교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예요. 설교는 설교고, 가르치는 것은 가르치는 것이고, 사는
것은 사는 것이고, 이것이 한국교회 목회자 대부분의 모습입니다. 저도 그렇고, 모든 목회자 가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데. 성경 말씀 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야 일이 되는데…. 설교 갖고는 안됩니다.
최: 목사님께서는 고신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고신의 부족 한 점을 이야기 하신다면?
옥: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는지… 고신은 반대급부가 분명해요. 신앙의 순결성은 좋은 데, 메시지가 너무 현실과 유리되는 바람에 현실과
메시지 사이의 가교가 없어서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봐요. 너무 현실과 유리된 메시지, 즉 메시지의 위기라고 봐요.
최: 현재 고신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옥: ‘개혁을 한다’ ‘갱신을 한다’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예요. 어떻게 보면 스스로 무덤을 파 는 것과도 같아요. 그러니까 옛날 조선 시대에
조광조 같은 사람도 단명했잖아요.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고신의 복음병원 문제가 그렇게 환부가 큰지 나도 몰랐어요. 환 부를 들춰낸 사람에게만 책임을 물리지 말고,
그렇게 되도록 방치한 교단 지도자들이 모두 함께 책임을 짊어져야죠. 그냥 항상 덮어두는 게 최 선은 아니잖아요.
저는 고신이 초창기에 그 아름다웠던 정신을 회복해서 한국교회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선 도적인 역할을 좀 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항상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쪽으로 문제를 풀어가야겠죠.
최: 목사님께서 멘토로 생각하고 계시는 분이 계시면 소개를 해 주시지요.
옥: 저의 멘토는 특별한 분이 없어요. 여러 분을 통해서 제가 영향을 받았고, 한 분을 멘토라고 해서 10년, 20년 계속해서 연구하고 그런
분이 없어요. 아마 김성환 목사님이 살아계셨으면 그럴 가능성이 좀 있었겠죠.
최: 김성환 목사님이요? 제가(아는 것이) 짧아서 잘 모르겠는데요….
옥: 모르죠. 김성환 목사님은 전에 박윤선 박사님의 애제자였어요. 뿌리가 고신이죠. 그러다가 고 신이 합동하고 합했다가 떨어질 때 합동쪽으로
들어오시게 됐죠. 그리고 이북 사람이고요.
영성이 뛰어난 분이었어요. 집회를 많이 하셨는데 40대 초반에 이미 집회 수가 4백회가 넘었더랬 어요. 탁월한 설교자예요. 그리고 파벌주의,
교회 안에서의 정치, 주도권 싸움 일체 초월했어요. 참 말씀대로 신실하게 살려고 하고, 은혜로 살려고 하고, 그러면서도 폭이 좁지 않고 넓고,
스포츠나 예술이나 모든 면에서 뛰어나고, 아마 그 분이 살아계셨다면 아마, 나보다 9살 위 인거 같은데, 저의 멘토가 되었겠죠. 제가 미국에
있을 때 골수암으로 2년 투병생활하시다가 부르심을 받고 그만…. 그 때 나이가 40대 후반 이었을 거예요.
최: 마지막으로 고신 교단을 향해 당부해주실 말씀이 혹시 계시다면?
옥: 고신 교단은 과거에 한국교회의 양심이었어요. 진짜 한국교회의 영적, 신앙적인 양심이었어 요. 그래서 가장 교역자다운 교역자도 고신에 있었
고,
참으로 경건한 사람들이 고신에 있었고, 하나님의 주권의식을 확신하는 그 스피릿이 고신 에 있었잖아요. 그래서 한국교회가 우상숭배로 어려울 때
고신이 한국교회 신앙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했잖아요. 지금도 그 역할을 해줬으면 좋 겠다는 생각이예요.
최: 많은 시간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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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보/ 2004.0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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