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한흠목사님을 추모하며

155

한목협 수련회에서 대담 가진 강원용ㆍ옥한흠 목사

한국기독공보

2004.07.03

154

한국오엠선교회, 대전지부 창립 이사회 개최

크리스챤 뉴스…

2004.06.29

153

[강원용―옥한흠 목사 특별대담] “보수―진보 서로 존중하고 연합해야”

국민일보

2004.06.24

152

2007년 ‘대표 연합기구’ 탄생 총력

기독교연합신…

2004.06.24

151

‘한국교회연합’ 정책토론회 큰 관심

기독신문

2004.06.22

[강원용―옥한흠 목사 특별대담] “보수―진보 서로 존중하고 연합해야”

한국 교회의 원로인 강원용(평화포럼 이사장) 옥한흠(한목협 대표회장) 목사가 최근 한국기독교목회자협 의회가 주최한 제6차 전국 목회자 수련회에서 특별 대담을 했다. 한국 교회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두 원로인 강 목사와 옥 목사는 ‘한국 교회,일치 를 넘어 갱신으로’라는 주제의 대담에서 한국 교회가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인정하되 모든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 에 관심을 갖고 교회 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목사와 옥목사의 대담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옥한흠 목사:대선배이신 강원용 목사님께 깊은 존경을 표한다. 강 목사님은 현재 80대 중반을 넘는 고령이신데 한국 교회 현실에 대해서 비판이나 격려를 해주셨으면 한다.

강원용 목사:내가 현장에 있을 때는 교단 목회자들이 이렇게 격의 없는 논의를 하지 못했다. 한국 교회의 많은 변화 중의 하나가 교단의 벽을 허물고 서로 일치하고자 하는 운동을 일으킨 것이다. 연합운동은 평소 내 소원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연합운동에 깊이 감사한다. 개인적으로는 교회 일치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21세기 현재 한국 교회를 통해 하나님이 이룩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해야 한다. 그 대답은 하나다. 연합운동은 지속적으로 하되 21세기의 역사적 정황속에서 한국 기독교가 과거와 차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옥 목사:강목사님 말씀에 공감한다. 지금까지 강 목사님의 걸어오신 길을 보면 교회 일치에 대한 특별한 철학이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일치를 위해서 현실적으로 부닥치는 벽들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세계교회협의회(WCC)의 교회 일치 운동 도 그러했다. 목사님의 경험을 통해 볼 때 이런 여러 가지 벽을 어떻게 넘어야 된다고 보는가.

강 목사:첫째,그리스도가 교회를 통해서 하시고자 하는 일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기 독교 신앙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텍스트와 콘텍스트의 문제라고 본다. 텍스트가 비석이 되어서는 안된다. 하나님의 말씀이 오늘을 사는 우 리 안에서 역사하게 하기 위해서는 오늘에 맞춰 텍스트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둘째로 개인 구원이니 사회 구원이니 하는 논의도 그쳐야 한다고 본 다.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살아 있다면 이미 구원을 얻은 것이다. 이것은 개인구원이다. 어찌 이것뿐이겠는가.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를 보 라. 더불어 함께 간다. 굶주린 사람,헐벗은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이 곧 나일 수 있다. 루터는 로마서를 가지고 종교개혁을 일으켰다. 새로 운 개혁은 골로새서 1장15절에서 20절까지로 이뤄져야 한다. 천지만물은 그리스도 안에 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전 우주 속에 예수가 역사하 는 것이다.

옥 목사:핵심을 찌르는 말이다. 보수진영에서는 개인 구원과 성경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를 했지 만 사회 구원에는 역부족이었다. 강 목사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개인 구원 차원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 사회 구원이 사회 구원으로 머무르면 안된다는 그 논의도 공감한다.

강 목사:개인에서 사회,그리고 국가 순으로 가지 말자. 하나님은 전 우주의 주님이시다. 우리의 주 예수는 말 구유에 태어나기 전에는 천지만물의 주인이셨다. 지금 그리스도는 하나님 우편에서 전 우주의 주인으로 앉아계신다. 그분이 비쳐주는 빛이 내 안에서는 나의 주인이고 세상에서는 세상의 주인으로,우주 속에서는 우주의 주인으로 자리매김한다고 본다.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 다.

옥 목사:한국 교회는 진보 대 보수로 갈라져 있다. 목사님은 소위 진보진영이라면 지금까지 겪은 보수 진영을 어떻게 보는가? 흔히 보수교단을 신본주의,진보교단을 인본주의라고 하는데 무엇이 신본이고 무엇이 인본인지에 대해 말해 달 라.

강 목사:진보와 보수의 차이를 시인한다. 그러나 그 차이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지 않는다. 진 짜 사회나 교회 모두 보수가 없으면 발전이 없다. 영국을 보라. 보수도 있고 진보도 있다. 보수와 진보는 교회나 사회 속에 함께 있어야 한 다. 다만 그 두 가지는 서로 존중하고 협조해야 한다. 그런데 서로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스스로 하나님을 만들어 버린다. 기독교의 근본 진리가 무엇인가?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가 아닌가? 그것을 시인하는 것이 기독교다. 보수를 하려면 보수를 하라. 단 조건이 있다. 나만 옳다는 생각 을 버리라. 모든 것은 함께 어울려서 나아가야 한다.

옥 목사:한국 교회의 일치를 위해 나아가려면 과거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새롭게 나가 기 위해서는 과거의 정리는 필요불가결하다고 본다. 목사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

강 목사:우리가 과거의 잘못을 정리하지 못하는 한 새롭게 나아갈 미래는 없다. 우리 역사를 보 라. 가장 잘못된 점은 해방 이후의 역사 정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정리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까지 오욕의 역사가 이어져 왔다. 야스퍼스라는 독일 의 철학자는 종전 후 히틀러 정부에 대해 내부 비판을 가했다. 그리고 잘못한 사람들은 물러날 것을 종용했다. 맞는 일이라고 본다. 나는 시시비 비를 가리는 것보다 서로가 반성해야 된다고 본다. 우리가 서로 잘못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이른 것이다. 정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미래 의 전진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옥 목사:국회의원 당선자 중 기독교인이 130명을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타락하고 잘 못돼가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강 목사: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예수 믿는 사람이 해놓은 일이 무엇이 있는가? 신자와 비신자 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인가? 예수님은 자기 욕심이 하나도 없는 분이셨다. 바로 이 예수 안에는 사랑밖에 없다. 인간의 내면에는 탐욕 이 있다. 예수의 구원을 받았다면 한 가지만 분명히 하라. 자기와 자기를 중심으로 한 욕심을 벗어버리고 어떻게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사 랑을 실천하고 살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목회자든 성도든 하나님 편에 서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기본 훈련을 교회에서 시키고 성도들을 사회에 내보내야 한다. 욕심을 그대로 가지고 장로가 되면 그것이 무슨 소용인가. 예수님의 계율은 오직 하나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 이 너희도 사랑하라’는 그 명령을 지키지 못하면 신자가 아니다.

옥 목사:실제 평신도들이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강 목사:목회자들이 설교할 때 아무리 들어보아도 복음이 아닌 경우가 적지 않다. 복음이라는 것은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고 예수께서 죽으심으로써 나를 구원하셨다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다. 교회가 성도를 복음에 충만한 사람들로 만들기도 전에 집사 장로 등 직분을 주는 것이 문제다. 기본적으로 제대로 된 인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옥 목사:목회자의 잘못이다. 뼈아픈 충고다. 한국 교회 현실이 상당히 어둡다. 교회 정체를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나 성도 수를 보면 사회 정화가 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교회가 힘을 잃고 있다. 이런 위기의식을 갖는 것이 잘못인가.

강 목사: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주님 오실 때에 그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신자를 몇 명이 나 볼 수 있겠는가? 예수님이 세상에 계실 때 많은 무리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열두 제자조차도 구실을 못했다. 이것이 인간이 사는 세상이 다. 이 때문에 실망하고 절망할 필요가 없다. 구정물 밑바닥에서도 샘물이 솟아오른다. 지금도 이렇게 형편없는 역사속에서 주님은 계속 일하신다. 하나님의 역사는 반드시 성취된다. 실망하지 말자. 하나님의 은총을 믿고 계속해서 나아가자. 정말로 예수 앞에 나아갔을 때는 주님의 양떼를 먹이는 베드로의 고백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서로 사랑하라. 정말 믿고 산다는 게,구원얻었다는 게 무엇인지 보여 주라. 목사들은 설교를 잘하라.

옥 목사:우리 목회자가 평신도를 좀더 능력있게 키우지 못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복음이 빠져 있 는 설교가 너무 많다. 정말 가슴 아픈 지적이다. 우리가 이것을 명심하자. 사회가 아무리 썩어서 교회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아도 샘물은 솟는다.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다. 우리가 그것을 인지하고 나아가야 한다.

국민일보/ 200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