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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한흠 목사 '교회 먼저 회개하면 우리 사회도 부활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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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利己가 낳은 위기…모순 없앨 기회이기도
언론들 '이웃' 얘기 바람직…통합에 앞장서기를
 일주일
후면 부활절(11일)이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개신교계 교파를 초월한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린다. 설교자는 옥한흠
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대형 교회의 목사 세습이 문제되는 가운데 그는 지난해 12월 정년을
5년이나 앞두고 젊은 후배에게 교회를 맡기고 떠나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서울 서초동의 국제제자훈련원에서 기독교 젊은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는 그를 만나 오늘의 상황에서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
갖는 의미에 대해 들어보았다. 박선이 문화부장과의 인터뷰에서 옥 목사는 내내 ‘화합’과
‘회개’를 강조했다. 오늘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문제에
대해 그가 제시한 해법이었다.
―탄핵사태에 경제불황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부활절 연합예배
설교를 맡으셨습니다. 어떤 말씀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마침 그날은 총선을 목전에 둔 시점이더군요. 교회가 국가를 위해 힘을 결집하고 국민들이
소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활은
변화를 부릅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한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 변하고 가정과
사회를 변화시킵니다. 그게 2000년 기독교 역사의
지울 수 없는 흔적입니다. 국가적 위기 속에서 기독교인부터 스스로를 바꾸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인간에 비유한다면 죽음의 병에 걸린 것일까요?
또 만약 그렇다면 부활과 회생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죽음의 병을 안고 왔습니다. 부도덕한 정치, 불투명한 기업, 무책임한
기득권층 모두가 공범입니다. 성경을 바로 배우고
인식하는 사람은 게으르지 않고, 자기 몸을 해치지 않고, 나쁜 것과 손잡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런 마당이니, 그대로 문제를
안고는 안 됩니다. 저는 오히려 이 상황에서 희망을 봅니다. 흥분되기도 합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 상황은 오랜 시간 쌓여온 우리의
모순을 제거하고 발전하며 힘을 기를 수 있는 소망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소망’이란 단어는 바로 현재 상황에 절실한 키워드가 아닌가
합니다.
“정치는 부패하고 경제는 타락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들의 자기 중심적인 사고가 지금 나라와
사회를 이런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책임은 교회에도
큽니다. 우리 국민의 4분의 1이 기독교인이라고 합니다. 뿐입니까, 국회의원의 3분의 1, 그리고
역대 정권의 각료, 청와대 참모 중에도 기독교인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기독교인들만 제대로 소망을 가지고 자기 일을 해냈어도 오늘 우리 사회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기독교인부터
회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에 대한 비판도 꽤 있습니다.
“신학적 관점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군부독재시대의 ‘나라를 위한 기도회’ 등
회개하고 반성할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 기도회를
가졌던 분들은 그나름의 나라 걱정이 컸을 것입니다. 이런저런 일로 교회가 사분오열되다 보니
그 역량에 비해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사가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그룹이라면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뭔가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라 안타깝습니다.”
―이번 총선이 지난 1년간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
기회라고 말하는 쪽과 ‘탄핵
심판’이라고 부르는 쪽으로 나뉘는 등 사회적 갈등이 높습니다.
“새로운 역사를 위해 통합과 결집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도 통합의
역할을 다해 주셨으면 합니다. 노 대통령도 모두
잘못하는 것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저는 지난 몇 주간 계속된 촛불집회에는 반대입니다.
헌법재판소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것 아닙니까.
법에는 승복하는 원칙이 서야 합니다. 결국 정치를 잘해야 없는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최근 조선일보의 ‘우리이웃’ 시리즈 등 이웃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힘 없는 이웃들의 사정은 매스컴이 말하지 않으면
잊혀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 젊은이들 어떻습니까?
“어른들이 기우(杞憂)를 버려야 합니다. 수십년 전에 비해 지식전달 속도, 가치관 전파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습니다. 그러니 지식이 연륜과
비례하던 시대는 끝났지요. 저는 지금 진보적이라는 젊은이들이 상당히 균형을 갖췄다고 봅니다.
80년대 주사파가 그대로 남았다면 이렇게(사회적인
영향력이) 안 되지요. 사실 민주를 외치며 북한 공산당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의 모순은 기득권층도
공동 책임져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진보나 보수를
막론하고 가슴에 불을 담고 있는 젊은이들이 궤도이탈을 하지 않도록 바로 이끈다면 국가를 위한
엄청난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라도
젊은이들이 신뢰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나오도록 기성세대가 자기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젊은 지도자가 잘하고 신뢰가 쌓이면 나이든 이가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젊어집니다.”
―오늘 우리에게 부활절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 드렸지만 이 고비를 잘 넘기고 활용하면 우리 모두가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빛이 돼야 합니다.
그런 정신이 확산된다면 가정과 사회와 나라가 이 병든 상태에서 치유되는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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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2004.0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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