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사귀환 감사와 자성 “고맙고 죄송합니다” |
 |
|
고 배형규 목사는 피랍 후 닷새 동안 탈레반의 눈을 피해 예배를 인도하고 기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분당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는 2일 주일 예배에서 “배형규 목사는 지난 7월19일 피랍 당시 실신했다가 깨어나 ‘세계 교회가 우릴 위해 기도할 것이다. 정신 바짝 차리자. 힘내자’며 봉사단원들을 안심시켰다”고 피랍자들의 증언을 전했다. 박 목사는 또 “배 목사가 피랍자들이 분산되기까지 닷새 동안 몰래 전체 예배를 인도했고 홀로 기도하다 탈레반에 들켜 순교의 길을 걷게 됐던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박 목사는 앞으로는 ‘봉사’라는 단어를 자주 쓰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봉사는 곧 선교며, 선교에는 봉사도 포함된다”면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봉사라는 말을 썼으나 주의 이름으로 행했기 때문에 선교이며 엄밀히 말해 전도도 했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비난 여론에 대해 “우스갯소리로 아내가 당신은 100세도 넘게 살 것이라고 할 정도로 욕을 많이 먹었다”며 “하지만 진정한 위기는 우리를 둘러싼 상황이 아니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지 않을 때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날 아프간 피랍 사태로 미뤄왔던 유아세례를 처음 인도하기도 했다.
샘물교회는 배형규 목사 장례 절차가 끝나는 9일부터 22일까지 2주간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회개하고 나아갈 길을 기도하는 ‘영적 갱신과 부흥을 위한 기도회’를 갖는다.
한편, 이날 전국 각지 교회들은 피랍자들의 무사 귀환에 대해 감사하며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사랑의교회 옥한흠 원로목사는 설교에서 “아프간에 피랍돼 고생한 형제자매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특별히 희생당한 아까운 두 생명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정부와 국민들에게 부담을 안겨준 데 대해 한국 교회가 머리 숙여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옥 목사는 그러나 “예수와 그의 복음을 위해 바보 되기를 주저하지 않은 그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한 영혼이라도 구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을 가지고 간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바보”라고 역설하면서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그리스도의 바보가 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망교회 김지철 담임목사도 ‘고난과 면류관’을 주제로한 설교에서 “아프간에서 생명을 잃은 목사와 40일 동안 억류됐던 청년들을 세상사람들은 무모하고 멍청한 사람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예수님에 대한 사랑 때문에 바보가 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병선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
|
|
| 국민일보/ 2007.09.02 |
|
|
